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웬디 커틀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5일 농산물, 자동차, 의약품을 핵심 협상분야로 꼽았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한미 FTA 전체회의 협상이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동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농업협상에 대해 "농업은 어려운 분야다. 쌀은 대단히 민감한 문제가 될 것이며, 쇠고기도 어려운 과제"라며 "한국이 빠른 시일 내에 뼈 없는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생검역 문제는 별도 협상팀을 만들어 다룬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5월 초 발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해 "협상에 아주 도움이 되지 않는 발표"라며 "솔직한 협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방안은 성능에 비해 약값이 비싼 약품은 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신약개발비 때문에 약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미국계 다국적 제약회사는 이 정책에 반발해 왔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스크린 쿼터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이미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발표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며 "미국은 협상에서 추가 감축을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일정에 대해 "1차 협상에서 양국이 제출한 협상 초안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해결하기 쉬운 문제부터 의견을 조정한 뒤 향후 협상에서 관심 분야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중점추진하고 있는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대해서는 "FTA협상과는 별개"라고 대답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북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사실상 논의거부 방침을 결정한 상태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