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과 종로, 대학로, 명동 일대 월드컵 관련 포스터와 조형물 등에 '반(反)월드컵 스티커'를 붙이자 "월드컵마저 정치적으로 해석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회원 김완 씨는 7일 "시민단체 활동가와 대학생 100여 명이 6일 자정부터 4시간여 동안 월드컵의 폐해를 비판하는 스티커 1만여 장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 스티커에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에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김 씨는 "월드컵 열풍과 상업주의가 결합해 평택 미군기지 관련 투쟁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중요한 문제가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어 이 같은 스티커를 붙였다"면서 "시민단체 차원에서 한 행동은 아니며 시민들이 우리의 활동에 공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모(31·경기 안산시) 씨는 "월드컵은 일종의 축제인데 굳이 남의 조형물에 스티커를 붙이며 찬물을 끼얹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포털사이트에 "지구촌 축제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이 세상의 정의는 하나뿐이라는 생각과 국민을 계몽하겠다는 태도를 버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