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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편지]이기영/보건소 금연클리닉에 감사

입력 | 2006-06-08 03:00:00


나는 의지가 약해 생애 동안 금연은 할 수 없다고 여겨 왔다. 고 이주일 씨의 “1년 전에만 담배를 끊었어도…”라는 말을 가당찮게 생각했고, 고령자들이 담배를 끊는 것은 병원에 실려 가 생사의 기로에서 어쩔 수 없을 때나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하루 1갑 이상 피운 게 어느덧 38년이나 되었다. 가슴에 뻐근한 통증을 느낀 지도 여러 해가 되었고, 불안하고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4월 중순 조용히 명상에 잠기면서 금연을 결심했다. 흡연 욕구를 참으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날이 밝고 오전 8시가 넘으면서 금단 증상이 나타났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오한이 났다. 눈이 풀리면서 중심을 잡기도 힘들었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추슬러 서울 노원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갔다. 1단계 금연패치를 붙이니 니코틴이 체내로 흡수되면서 금방 평온한 상태가 되었다. 활짝 핀 꽃길을 천천히 걸어서 돌아왔다.

이제 순차적으로 니코틴을 줄여 가는 3단계도 끝이 나고 보조제를 붙이지 않는다. 불쑥 흡연 욕구가 밀려오곤 하지만 내 힘으로 참을 수 있다. 가슴 통증도 없어졌다. 실내에 찌든 담배 냄새도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지방자치의 발전 속에 보건소는 금연클리닉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 나는 서 있다. 참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기영 서울 노원구 상계5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