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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미군기지서 수감자 3명 자살

입력 | 2006-06-11 15:50:00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 내에 있는 수용소에서 3명의 수감자가 10일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2년 1월 문을 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단식과 자해, 자살을 기도하며 저항한 적은 있지만 수감자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살 사건으로 그동안 고문 시비를 비롯해 각종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온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기지 폐쇄를 요구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2명과 예멘 출신 1명 등 수감자 3명이 10일 오전 감방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3명은 모두 단식 농성을 한 적이 있다.

관타나모 합동기동팀(JTF)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전화 기자회견에서 "수감자들이 침대 시트와 옷을 찢어 만든 올가미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해리스 사령관은 "그들은 우리의 생명이든 자신의 생명이든 생명을 존중하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절망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를 겨냥한 전투 행위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감자들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해온 '헌법적 권리 센터'의 빌 굿맨 소장은 "수감자들의 자살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방법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라며 "재판이 없는 시스템은 희망이 없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지금까지 759명이 수감됐으며 이중 약 300명이 석방되거나 타국으로 이송됐으며 약 460명이 아직 남아 있다.

미국은 수감자들이 전쟁포로가 아닌 '적 전투원(Enemy Combatant)' 신분이라는 이유로 정식 재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수감자 10명만 군사위원회 재판에 기소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사건 및 관련 정보를 보고받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사체를 인도적이고 이슬람 문화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스노 대변인이 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