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축구 대표팀의 지쿠(가운데) 감독이 일본 선수들에게 연습 게임용 티셔츠를 나눠주고 있다.(로이터)
‘몸집이 작아서 더위에 유리하다’?
독일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예상 이상의 더위로 고생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일본 선수들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12일 일본체육협회 스포츠 과학연구실의 이토 시즈오 실장의 “더위의 영향은 몸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말을 인용해 조별 예선 첫 상대인 호주 선수보다 평균신장이 6cm정도 작은 일본 선수들이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체구가 크면 열발산이 많아져 체력을 보다 많이 소모하게 된다는 것.
이토 실장은 2004년 올림픽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150cm, 40kg의 미즈키 노구치(일본) 선수와 세계기록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36km 지점에서 포기한 것을 사례로 꼽았다. 현지의 높은 기온이 노구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러진 오후 3시(이하 현지시간) 경기 결과를 보면 ‘큰 체구’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10일 오후 3시 경기에서 평균신장 182.3cm의 잉글랜드는 파라과이(180cm)를 맞아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직후 잉글랜드 데이비드 베컴이 “더워 죽는 줄 알았다”고는 했지만 기량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음날 네덜란드(184cm)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184.7cm)와의 경기에서는 평균신장이 0.7cm 작은 네덜란드가 1-0으로 이겼지만 체구가 ‘작아서’가 아니라 순간적인 골 결정력으로 승부를 갈랐다.
일본과 호주의 경기가 열리는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예상최고기온은 27도. 과학자들까지 지원포를 쏜 일본 대표팀이 호주를 상대로 ‘가설’을 입증할 지 두고 볼 일이다.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