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중 영국인들이 먹어 치우는 피자는 축구 경기장 320개를 뒤덮을 만한 양이다. 이런 군것질 때문에 대회 기간 영국인들은 2180억 Cal를 추가로 섭취하게 된다.’ 최근 영국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1일 월드컵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 및 각종 소비에 대한 예상치를 정리했다.
영국 경제비즈니스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의 경기 부양 효과는 130억 파운드(약 23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광적인 축구팬을 가진 영국이 10%인 13억 파운드의 효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상공회의소는 월드컵 덕분에 6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결근이나 근무 태만으로 인한 손실도 평소보다 급증해 영국에서만 12억 파운드일 것으로 추정됐다.
도박을 좋아하는 영국인답게 이번 월드컵에 걸린 판돈은 10억 파운드(약 1조7600억 원)에 이른다.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3배 수준. 영국 선술집연합회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기간에 1파인트(약 568cc)짜리 술잔으로 계산했을 때 8000만 잔이 추가로 팔려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월드컵 경기를 보며 흥분하는 승려는 승려가 아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 신도인 대표적인 불교 국가 캄보디아에선 최고 승려가 “월드컵 경기를 명상하듯이 볼 것”을 촉구했다고 12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텝 봉 스님은 “(승려들이) 축구를 보고 즐기는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일이지만 경기를 관람 또는 시청할 때 흥분하거나 도박을 하지 말고 명상하는 기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려들이 경기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면 이는 불교의 계율을 깨뜨리는 것으로 음주와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흥분하거나 도박하는 승려는 승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10일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게 해 달라”고 수십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다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AFP와 BBC에 따르면 모가디슈의 극장들이 월드컵 경기를 위성 중계할 계획이었으나 이 도시를 장악한 이슬람 군벌들이 극장을 폐쇄하자 분노한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한다. 이슬람 군벌들은 월드컵 경기 중간에 나오는 술 광고가 이슬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극장 폐쇄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