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계양산이 500년간 이어진 한성백제시대(기원전 18∼475년)의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알려주는 유물과 유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계양산성(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0호)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는 선문대 고고연구소는 계양산성에서 3, 4세기경 만들어진 석축우물인 ‘집수정’을 발굴했다고 12일 밝혔다.
폭 15m, 깊이 7m 크기로 삼국시대 최대 규모의 석축우물로 확인됐다. 밑바닥은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1m 두께의 점토로 다져져 있고, 벽면은 방형 형태의 석렬로 만들었다.
집수정 주변에서는 밑이 둥근 그릇(원저단경호), 뚜껑 있는 대접 등 토기류와 자기류, 패각류, 목재류 등 100점 가량의 3∼4세기 유물이 발견됐다.
발굴팀은 나무에 붓글씨로 논어 구절을 쓴 ‘목간’(길이 25cm) 1개도 발굴했다.
그동안 경북 경주나 경남 함안 등에서 발굴된 목간은 대부분 6세기경 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이었다.
계양산성에서는 이 외에도 철제무기인 화살촉과 창 끝 등 무기가 상당수 발굴됐다.
선문대 고고연구소 발굴팀장인 이형구 교수는 “서울 풍납토성을 도읍으로 했던 기간이 백제왕조 678년 중 493년이나 됐다”며 “계양산성이 한성백제의 전초기지였음을 알려주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