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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두, 이번엔 임신설?

입력 | 2006-06-15 13:51:00


“호나우두가 임신했다는 데 사실인가요?”

베를린에 파견된 한 기자는 현지 택시기사로부터 이같은 황당한 질문을 들었다. 대회전부터 과체중으로 구설수에 오른 브라질 축구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호나우두가 ‘둔한 움직임’으로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호나우두가 이런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지난 14일(한국시간) 2006 독일월드컵 F조 조별예선 첫경기인 크로아티아 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선발 출장한 호나우두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후반 24분 호비뉴와 교체될 때까지 유효슈팅 1개만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후 독일 현지 언론은 “호나우두는 약했고 또 약했다. 전반전의 호나우두의 평점은 마이너스 10점”이라고 혹평했다. 브라질 언론도 “우리 대표팀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첫 경기에서 매우 부족한 승리”라며 호나우두를 비롯해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등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여기에 70년대 펠레와 함께 브라질을 이끈 토스탕조차 “호나우두 자리에 호비뉴가 투입되자 브라질의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여론이 불리해지자 파헤이라 감독이 직접 나섰다.

그는 “호나우두는 부상으로 지난 두달 동안 경기에 뛰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 그의 몸무게가 증가했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크로아티아 경기날 높은 기온이 그의 능력을 저하시킨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변했다.

이어 “호나우두는 자신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는 경기를 휘저을 수 있는 선수”라며 호주와의 두 번째 경기에도 선발 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경기 직후 호나우두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경기장 아래 비밀 통로를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말 한마디보다 실력으로 부진과 루머를 씻어버리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과체중 논란으로 룰라 대통령까지 사과하며 기(氣)살리기에 나섰지만 도로아미타불된 호나우두가 19일 호주, 23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제 기량을 회복할 지 주목된다.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