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왼쪽)이 연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에릭 클랩턴의 라이브 공연을 보러 들어가다 일본 후지TV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은 MBC TV가 방영한 후지TV 보도 장면. 후지TV는 여성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보도했다. MBC 화면 캡처
김정철, 독일 출현 일본 후지 TV가 촬영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왼쪽)씨의 독일내 활동을 MBC가 입수해 15일 보도한 것을 한 시민이 시청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고(故) 김일성 주석[MBC TV 촬영/연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24)이 6월 3일부터 7일까지 독일 주요 도시를 돌면서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에릭 클랩턴의 라이브 공연을 4차례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정철은 연인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성과 동행하며 줄곧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후지TV는 독일에서 김 정철의 행적을 추적한 영상과 육성을 15일 방영했다.
영상 속의 김정철은 스위스 베른의 인터내셔널학교에 재학 중이던 12세 때의 모습과 비교할 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살찐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정철과 함께 같은 학교에 재학했던 한 미국인은 영상을 본 뒤 “110% 그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후지TV는 김정철이 어머니인 고영희의 40대 시절 얼굴을 쏙 빼닮았다고 보도했다.
김정철은 공연장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흥에 겨운 듯 몸을 흔들기도 했으며 공연장에서는 모든 관중이 앉아 있는 가운데 혼자 일어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당황한 듯 “홍콩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후지TV는 동행한 20대 여성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으나 보기 드문 미인이라고 전했다.
김정철과 이 여성은 나란히 약지에 반지를 끼었으며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등 시종 다정한 모습이었다.
북한 전문가인 변진일 코리아리포트 편집장은 “두 사람이 비밀리에 결혼한 사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북한 전문가들은 이 여성이 고위층의 딸이거나 외국생활을 오래한 부유층 출신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철은 이 여성 외에도 중장년 남성 3명 및 중년 여성 1명 등 4명과 동행했다.
일본 언론은 정남(35), 정철, 정운(23) 등 김 위원장의 세 아들 중 차남 정철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 왔다. 그러나 한국 정보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김 위원장이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한다면 정철보다는 정운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정철은 유약한 반면 정운은 자기를 빼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하지만 정운은 나이가 어리다”며 “김 위원장이 부자 세습보다 집단지도체제의 후계 구도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