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의 ‘입’이 이번에는 세계 증시를 끌어올렸다.
금리인상 행진이 조만간 중단될 것임을 시사하자 그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등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79포인트(3.51%) 오른 1,262.19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률은 2004년 10월 4일(4.12%) 이후 가장 높은 것.
코스닥지수도 11.40포인트(1.98%) 오른 587.08로 장을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버냉키 의장이 15일(현지 시간)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아직 인플레이션이 최근 수년간 범위 안에 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말한 게 기폭제가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29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지만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08.58엔(2.82%) 오른 14,879.34엔, 대만 자취안지수는 149.38포인트(2.32%) 오른 6,575.77로 끝났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이 아직 확실하지 않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이 400억 원 이상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수 금액을 뺀 것)한 것도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