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선 최근 불법 이민자의 자녀들을 경찰로부터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5일 사미라 바바이안(여) 씨와 그의 아들 알렉과 다비드 군의 사례를 소개했다.
경찰이 어느 날 리옹에 있는 한 학교로 알렉 군을 찾으러 오자 학부모들은 두 아이를 숨기는 일에 착수했다. 아이들은 목사가 제공한 아파트에서 한 달가량 지냈다. 이 기간 중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10여 명의 학부모가 순번을 정해 아이들의 등하굣길에 동행했다.
이런 사례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찾아볼 수 있다. 브레스트에선 여러 가정이 몇 주에 걸쳐 여섯 살짜리 소녀를 돌아가며 숨겨줬다. 파리의 한 유치원은 불법 이민자 출신 원생의 추방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붙이기도 했다. 일부 도시에선 이런 어린이를 프랑스인 후원자들과 연결해 주는 결연식이 열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진 것은 당국이 불법 이민자 추방에 고삐를 죄고 나섰기 때문.
불법 이민자 자녀들 돕기에 나선 이들은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보도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