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50·사진) 회장이 15일 앞으로 2년 뒤 일상적인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순차적으로 일상적인 회사 업무를 줄여 나가 2008년 7월부터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 업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회장 직과 최대주주의 지분을 유지하는 등 MS를 떠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게이츠 회장이 2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MS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후에는 재단 업무에 전념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1975년 MS를 설립한 뒤 윈도를 개발해 ‘소프트웨어 제왕’으로 군림해 온 게이츠 회장이 30여 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2000년에 스티브 발머 씨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AP통신은 발머 CEO와 레이 오지 전 기술담당임원(CTO)이 게이츠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발머 CEO는 이날 “MS에 오래 남아 있겠다”고 밝혔다.
오지 전 CTO는 게이츠 회장이 맡았던 ‘소프트웨어 최고설계자’ 자리를 이어받았고 크레그 먼디 CTO는 최고 연구·전략담당 임원 직을 추가로 맡게 되는 등 ‘포스트 게이츠’ 시기를 대비한 임원 업무조정도 이뤄졌다.
또 MS는 게이츠 회장과 발머 CEO 없이도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중간 간부들이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도록 조직 재정비 작업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머 CEO는 “게이츠 회장을 대신할 인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가설”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이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기금 규모가 291억 달러(약 28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규모의 자선재단으로 교육 및 저개발국가의 질병 퇴치, 빈민 구호에 주력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미국에서는 교육 개혁과 공공도서관의 검색기술 개선에 막대한 지원을 해왔다. 게이츠 회장은 50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부자이기도 하다.
한편 일부 외신들은 이번 결정이 MS가 구글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데다 윈도의 후속판 판매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