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59·사진) 한화 감독은 한국의 대표적인 덕장(德將)이다. 덕이 많아서인지 복도 많다.
성적이 부진하면 언제든 목이 달아나는 게 감독의 운명. 그러나 김 감독은 쌍방울, 두산에 이어 작년부터는 한화의 감독을 맡고 있다. 감독으로 치른 경기가 16일로 정확히 1600경기(역대 감독 4번째)가 됐다.
16일 두산과의 대전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의 마음은 썩 편치 않았다. 한화는 최근 4연패 중이었다. 이날 상대할 두산은 8연승의 상승세에 선발 투수는 에이스 박명환.
1-1로 5회가 끝난 뒤 클리닝 타임이 되자 이경재 한화 사장과 주장 이도형이 1600경기를 축하하는 꽃다발을 건넸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가장 받고 싶었던 선물은 연패를 끊는 승리였을 것이다. 선수들은 바로 그 승리를 선물했다.
한화는 6회 공격 무사 1, 2루에서 1번 타자 고동진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3루타를 쳐 승부의 균형을 깼다. 이어진 1사 3루 찬스에서는 외국인 선수 제이 데이비스가 우중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승리를 지킨 것은 마무리 투수 구대성이었다. 8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첫 타자 강동우에게 볼넷을 내줬을 뿐 이후 다섯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시즌 18세이브(3패)째를 올렸다. 선발 투수로 나섰던 최고참 투수 송진우는 6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돼 통산 197승째를 따냈다.
삼성은 SK와의 경기에서 6회까지 1-5로 뒤지다 7회 이후에만 6점을 얻어 7-5로 역전승했고, KIA도 LG에 8-5로 재역전승했다. 롯데는 0-4로 뒤지던 5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결국 9-7로 승리했다. 최근 3연승. 노장진은 이틀 연속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팀순위 (16일)순위팀승패무승률승차①삼성322020.615-②현대312300.5742.0
③한화302310.5662.5④KIA262420.5205.0 ⑤두산252420.5105.5 ⑥SK 252900.4638.0 ⑦LG 203310.37712.5⑧롯데193200.37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