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에 1-3으로 역전패한 일본이 18일 오후 10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F조 일본은 3차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맞붙기로 돼 있어 크로아티아에 진다면 3전 전패의 비참한 성적으로 짐을 쌀 가능성이 높다.
1차전이 끝난 뒤 동료들을 질책한 간판스타 나카타 히데토시는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을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북돋웠고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는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정신력을 강조했다.
일본은 나카타와 나카무라 온스케, 오노 신지가 주축인 탄탄한 미드필드진을 앞세워 크로아티아를 초반부터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1패 뒤 첫 승을 노리는 크로아티아도 190cm의 장신 스트라이커 다도 프르쇼를 앞세워 일본 문전을 공략할 태세다.
E조에서는 ‘동유럽의 복병’ 체코가 18일 오전 1시 ‘블랙 스타’ 가나를 제물로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겠다는 계획이다. 1차전에서 2골을 넣은 토마시 로시츠키의 골 행진이 이어질지 관심거리. 반면 이탈리아에 0-2로 패해 벼랑 끝에 몰린 가나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가나는 4일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3-1 완승을 이끌었던 ‘미드필드의 핵’ 마이클 에시엔의 부활에 기대를 건다. 에시엔은 이탈리아전에서도 8개의 슈팅을 시도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탈리아의 빗장수비에 막혀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18일 오전 4시 미국을 상대로 16강 굳히기에 들어간다. 4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는 가나와의 1차전에서 특유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순간적인 찬스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는 가나전에서 볼 점유율은 47%로 오히려 열세였지만 18개의 슈팅 중 13개가 문전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공격을 보여 줬다.
1차전에서 체코에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미국은 명예 회복을 노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가 의미 없는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각오다. 8년 전부터 대표팀을 맡고 있는 브루스 어리나 감독을 중심으로 정신력을 재무장했다. 골 감각이 뛰어난 랜던 도노번과 헤딩슛에 능한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득점을 기대하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