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전 총리가 정부를 향해 또 다시 쓴 소리를 내놓았다.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인 남 전 총리는 18일 한국선진화포럼 홈페이지에 올린 '사실과 다른 허수아비를 치지 말라'라는 글에서 "참여정부는 분배상태와 사회보장 제도 개선을 위해 별로 한 일이 없으면서 과거 정권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전 총리는 "1960년대 공무원연금법, 70년대 국민연금법 및 의료보험제도, 80년대 전국민의료보장제, 90년대 고용보험제도가 실시됐고 2000년대 들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장애인 고용촉진, 아동복지 보호 등의 보완적 조치가 시행됐다"며 "참여정부 이전 정부들은 경제성장에 따라 점진적으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정권이 고도성장 정책 때문에 사회보장제도를 소홀히 해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남 전 총리는 또 "지금 사회복지제도 틀은 거의 마련됐지만 내실화가 장래의 과제"라면서 "그러나 참여정부는 국민연금 및 의료보험 적자 문제 등을 해결할 만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년가장이 생활고에 허덕이고 무의무탁한 노인이 죽지 못해 사는 장면이 TV에 나오는데 1인당 GDP 1만3000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이런 참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의 재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구호의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실과 다른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때리는 허구는 없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 홈페이지는 올해 2월 '압축성장, 그 신화는 끝났다'는 글에서 서강학파가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불균형 성장론이 오늘날 양극화의 원인이었다며 서강학파를 주도했던 남 전 총리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남 전 총리는 3월 선진화포럼 토론회에서 "청와대 386 참모진들은 아마추어적이며 대통령이 양극화와 증세문제를 논의하면서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