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자유의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재공연되는 창단작품 ‘따라지의 향연’. 사진 제공 극단 자유
한국 연극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극단 자유가 창단 40주년을 맞아 창립작 ‘따라지의 향연’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연극계에서 ‘나이 마흔’을 헤아리는 극단은 자유만이 아니다. 하지만 대표(이병복)와 연출가(김정옥)가 변함없이 40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하면서 동질성을 유지해 온 극단은 자유뿐이다.
1966년 서울 중구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따라지의 향연’은 당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제3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이 여섯 번째 무대로 1996년 30주년 기념 공연 이후 10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온다.
‘따라지의 향연’은 졸부의 딸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이 장인에게 결혼 승낙을 받아내기 위해 결혼에 반대하는 자신의 아버지 대신 빈민가의 밑바닥 사람(‘따라지’)에게 거짓 귀족 행세를 부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16세기 이탈리아의 코미디극이다. 김정옥 연출은 “창단 공연 이후 40년이 흘렀지만 이 작품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존재하는 ‘끗발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관록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 박정자, 김금지, 박인환, 박웅, 오영수, 권병길 씨 등 극단 자유와 30∼40년씩 인연을 맺어온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이 중 초연 멤버는 박정자 씨가 유일하지만, 다른 배우들도 대부분 ‘따라지의 향연’에 두세 번씩 참여했던 배우들이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초연 빼고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따라지의 향연’을 다섯 번째 하는 만큼 지금도 대사를 모두 외울 수 있다.”(김금지)
가수 최희준 씨를 비롯해 최불암, 김혜자, 윤소정, 남경주, 오지혜 씨 등 극단 자유와 인연을 맺었던 배우들도 카메오로 등장한다. 지난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서울대 출신 신인 여배우 김지희 씨도 이 작품을 통해 연극 무대에 정식 데뷔한다.
28일∼7월 23일. 화∼금 8시, 토 일 공휴일 3시 7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5만 원. 02-3141-1345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