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영업 행위 및 횡령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주수도(50) 제이유(JU) 그룹 회장이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전직 검찰총장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에서 차장검사를 지냈던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JU 측은 주 회장이 늦어도 22일까지는 검찰에 자진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려한 변호인단=검찰과 JU 측에 따르면 송광수 전 검찰총장, 제갈융우 전 대검 형사부장, 김영진 전 대구지검장, 박태석 전 동부지검 차장 등이 변호사 선임계를 내고 주 회장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모두 30여 명으로 웬만한 재벌이나 거물 정치인 사건보다 규모가 크다. 전직 검찰총수가 개별 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도 드문 일이다.
송 전 총장은 "처음에는 거절하다 주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의 간곡한 부탁으로 변호를 맡게 됐다"면서 "주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해 '억울함이 없도록 해주겠다'는 차원에서 사건을 수임했다"고 말했다.
박 전 차장은 "2월 13일 서울고검으로 발령받아 3월 사직했기 때문에 3월부터 시작된 이 사건의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 검찰총장이 변호를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수사팀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최근까지 사건 담당 검찰청의 고위 간부였던 인사가 변호를 맡은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주수도 회장은 누구=주 회장은 1970년대 후반 서울 학원가에서 유명한 영어강사였으며 1982년부터 출판사와 학원을 운영해 두각을 나타냈다.
주 회장은 1987년 신민주공화당 강남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대통령선거에서 김종필(JP) 후보를 돕는 등 정치권에 활동하며 한때 '21세기형 지도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금배지를 달지는 못했다.
그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92년 건설회사를 인수하고, 96년 컴퓨터 관련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을 창업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1999년 다단계판매회사인 UPN을 만들어 7년 만에 국내 최대 다단계 판매업체로 키웠다.
그는 회원을 모집해 물건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네트워크 마케팅과 달리 물건을 사기만 하면 'PV(Point Volume·포인트 누적비율)'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 일정한 포인트에 도달하면 투자금액의 25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공유 마케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 방식이 고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라는 주장과 뒤를 봐주는 정관계 비호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주 회장이 정관계에 다양한 인맥을 쌓고 있다는 소문은 회원들이 회사를 신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회장은 제41회 대종상 시상식을 협찬하면서 조직위원장을 맡아 감독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또 서울지역 대학에서 '네트워크 마케팅'과 관련된 강연을 하는 등 자신의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