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은 7월 1일 임기 시작을 앞두고 지역 현안 및 업무 파악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상 중인 지역개발 청사진과 역점 시책을 살펴보고 이들의 삶의 역정을 소개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농업 회생과 교육기반 확충입니다.”
김채용(57·사진) 경남 의령군수 당선자는 20일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 유통은 자치단체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빠른 시일 안에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이 활력을 찾아야 농민과 농촌이 살아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군정 조직을 농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유통구조 개선사업에 착수하며 아름답고 깨끗한 생태환경을 살린 농촌다운 의령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김 당선자는 “농업 회생과 함께 ‘교육도시 의령’을 가꿀 계획”이라며 “자립교육기반을 구축해 인구의 유출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외지인을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교사 초빙과 우수 학생 육성에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의령으로 유학가자’는 유행어가 생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 군민의 정책 입안과정 참여와 건전 예산 편성, 행정 공개 등을 약속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현직 군수를 누르고 당선된 그는 “선거 과정에서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느꼈다”면서 “이를 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지만 일시에 충격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개혁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고 통합을 이뤄내는 일이 급선무”라며 “더 이상의 갈등과 반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군민들이 무소속으로 당선시켜 준만큼 당장 당적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군정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9급서 1급까지 ‘입지전적 오뚝이’
김채용 당선자는 마산고를 졸업하고 1969년 1월 고향인 의령군 가례면에서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직업 공무원의 꽃’인 1급 관리관에 오르고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그에게는 ‘입지전적 인물’, ‘날고 기는 김채용’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특유의 성실함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3년 임명직 남해군수, 경남도공무원교육원장을 거쳐 이듬해 여름 의령군수로 ‘금의환향’했다.
그는 가뭄 대책을 마련하느라 밤낮 없이 일하다 과로로 쓰러져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다. 한 때 재기불능이란 말이 나돌았지만 김 당선자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는 지금도 당시의 후유증이 남아 있어 출마를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