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사들이 분양가와 계약금을 낮추고 발코니 확장이나 새시 공사를 무료로 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도 계약자가 없다.
지난해 말부터 지방 소도시 분양 아파트의 초기 계약률은 10∼20% 선으로 뚝 떨어졌고 공급물량이 집중됐던 지방 대도시도 올해 들어 계약률 30% 안팎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도 초기 계약률 40% 이상을 넘기기 힘든 모습이다.
대출규제, 세제 강화, 전매 제한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침체된 데다 정부의 집값 ‘버블 경고’로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분양시장이 고사 직전에 빠진 것.
6월 말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은 “분양을 앞두고 이처럼 노심초사한 적이 없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구에서 분양이 가장 활발했던 수성구도 계약률이 20∼30%”라며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은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평형은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도 올해 선보인 주상복합아파트들이 30%의 계약률을 보이며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도시 등의 호재가 많은 충청권도 비슷한 모습. 대전 중구 오류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4월 6억 원 이상 아파트의 담보대출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자 분양가를 1억∼2억 원 이상 낮춰 재분양했지만 여전히 손님이 없어 사실상 분양을 중단했다.
서울 강북 뉴타운 호재를 안고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들도 초반 계약률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자 현재 분양을 거의 중단한 상태.
분양가가 비교적 싼 택지지구 아파트인 데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물게 중도금 무이자, 옵션품목 무료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던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도 일부 아파트의 계약률이 20%에 불과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집값 버블론으로 집값 하락을 우려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얼어붙었다”며 “정부의 말 한마디에 크게 타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했다.
정임수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