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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신의 영달과 이데올로기를 위한 노동운동”

입력 | 2006-06-22 03:06:00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은 민주노총 간부들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 온건 노선을 걷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그는 노동계 강경파로부터 욕먹을 각오를 하고 노동운동이 투쟁 일변도로 치닫는 세 가지 원인을 족집게처럼 집어냈다.

첫째,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위해’ 투쟁 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다. 극좌파 이데올로기에 터 잡고 자본가를 적대시하는 노동운동의 흐름이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의 지적은 옳다. 둘째로 그는 노동운동이 ‘독재정권 시절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파업, 점거 농성, 폭력 등 투쟁 수단의 과격성은 독재정권 시절부터 내려온 타성이다.

셋째, ‘일신의 영달을 위한’ 노동운동이라는 것이다. 귀족노조의 취업장사 비리가 바로 그런 사례다. 친(親)노동 정당을 통한 정계 진출을 노리고 노동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선명하고 강경한 투쟁 노선을 선호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민주노총 정규직의 ‘철밥통 지키기 투쟁’도 일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없애라고 소리치면서 정작 재계가 손해를 감수하며 양보한 비정규직 법안은 거부해 비정규직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이 위원장은 이달 말 정부·기업 대표들과 함께 해외 국가투자설명회에 갈 예정이다. 그는 말과 행동을 통해 노동운동의 타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여 주고 있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김금수 노사정위원장도 퇴임을 앞두고 가슴에 묻어 두었던 말을 쏟아 냈다. 민주노총 강경파를 ‘깽판 치는 소수’로 지목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최근 노사정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강경파가 주도권 쟁탈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의심했다.

기업이 튼튼해야 노조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타성에 젖은 강경투쟁과 일신의 영달만 꾀하는 귀족노조는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일자리를 줄이고, 투자를 해외로 쫓아내 일자리를 더 줄일 뿐이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 노조도 한국의 민주노총 같은 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