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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라살림 어떻게 했기에 赤字가 이렇게 느나

입력 | 2006-06-22 03:06:00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작년의 통합재정수지는 18조 원의 적자였다. 김대중 정부 말년인 2002년에는 5조 원 흑자이던 것이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 12조 원 적자, 2004년엔 15조 원 적자였고, 지난해엔 적자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의 재정관리 상태를 한눈에 짐작할 수 있다. 2002년 말 134조 원이던 국가채무도 작년 말엔 248조 원으로 3년 사이 86%가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에 불어난 나랏빚만도 45조 원에 가깝다.

정부가 어려운 민생을 걱정해 세금을 덜 거두기라도 해서 그런가. 작년 갑근세는 재작년보다 5.7%, 양도소득세는 16.0% 늘었다. 국민 조세부담률은 20.2%로 0.7%포인트 높아졌다. 이렇게 증세(增稅)를 하고도 나라살림의 적자를 갈수록 키우고 있는 것이다.

노 정부 출범 이후 작년 말까지 늘어난 공무원 수가 2만5500명에 이른다. 다 재정으로 지탱해야 할 인력이다. 정부가 2003∼2008년 사이 집행했거나 집행할 예정인 토지보상비만도 64조 원으로 추산된다. 지역균형개발 한다며 곳곳의 땅값을 올려놓은 탓이다.

정부는 분배 개선과 복지 증진을 내세우지만 국가재정의 심각한 악화를 온 국민이 감수할 수밖에 없을 만큼 복지 수혜자가 많기라도 한가. 나날이 늘어나는 세금 때문에 납세자 계층이 겪는 고통에 비해 복지 수혜자 계층이 느끼는 ‘체감 혜택’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 아닌가. 복지 지출의 실효(實效)는 미미하고, 국가적 생산성만 떨어졌다.

정부는 국민의 부담 능력 범위 안에서 세금을 거둬 나라살림을 효율적이고 긴축적으로 하려는 노력보다는 돈 쓸 일만 강조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가렴주구(苛斂誅求)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재정운용 자세로는 국가경영의 건전화도, 민간경제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후손에게까지 부담을 안길 뿐이다. 정부는 예산정책처의 권고대로 국가채무 관리에 최우선을 두어 근본적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