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사진전문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는 사진가 김녕만의 ‘시간의 풍경’전은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나는 23년간 신문사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판문점’ 등 격동의 현장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흑백사진을 발표해온 작가가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벗어나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자연사진을 선보인다는 점. 다섯 번의 개인전을 통해 주로 인물이 등장하는 사진을 발표한 그가 이번에는 흰나비나 작은 다람쥐를 주인공으로 ‘발탁’한 점도 흥미롭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개인전이 사실상 ‘아내에게 바치는 사진전’이라는 것. 남편(김녕만)과 아내(윤세영)는 각기 월간 ‘사진예술’의 대표와 편집장을 맡아 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윤 씨는 매달 이 잡지에 실리는 ‘편집장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사람 사는 이치를 잔잔하게 그려내 독자들의 아낌을 받아왔다. 최근 이 글들을 모은 책 ‘때론 길을 잃어도 좋다’를 펴냈는데 책 속에 남편이 사진으로 ‘찬조 출연’을 했다. 이번에 그 사진들을 모아 전시를 열었으니 부부 사랑의 뜻이 담긴 특별한 사진전인 셈이다. 02-725-293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