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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4기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남유진 구미시장

입력 | 2006-06-22 06:38:00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자치행정의 최고 목표라고 봅니다. 주민들이 구미를 살 만한 곳으로 느낀다면 행정도 잘 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겠죠.”

남유진(53·사진) 경북 구미시장 당선자는 21일 “구미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산업과 도시 기반이 나은 편이지만 주민의 생활 만족도는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과 교육을 행정의 두 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수출도시’로 불리는 구미의 산업단지를 더욱 활성화하는 한편 교육 문제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남 당선자는 “취임하면 곧바로 ‘기업사랑본부’를 발족할 것”이라며 “수출 300억 달러 도시라고 하지만 이는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미시 공무원 1500여 명부터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과거에 관(官)이 이끌 때는 공무원들이 권위적이거나 무사안일하기 쉬웠지만 지금은 민(民)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공무원들이 소극적으로 되기 쉽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남 당선자는 “공무원 집단은 사회변화에 빨리 적응하면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공무원 스스로 이 같은 점을 깨닫고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주민의 생활만족도가 높아지려면 교육 기반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기업은 교육과 맞물려 있어요. 좋은 기업이 구미에 오려면 좋은 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청과 협의하면서 민족사관고 같은 명문고를 설립하고 최고 수준의 교사와 교장도 모셔와야죠. 공장 부지를 싸게 제공하고 행정지원을 한다고 해서 기업이 몰려오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 같은 기반이 조성돼야 외국 유명 대학의 한국분교도 구미에 유치할 수 있겠죠.”

남 당선자의 꿈은 현재 인구가 39만 명인 구미시를 50만 명 규모의 ‘국제적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기업가와 근로자가 힘을 모으고, 자치행정이 주민에게 믿음을 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영어-행정이론 겸비한 美유학파▼

‘경북고, 서울대, 행정고시, 미국 조지타운대 대학원, 경북 청송군수, 구미 부시장, 대통령비서실…’

남유진 당선자의 화려한 이력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공직자를 꿈꿨다. 부친 남기혁(82·대구 수성구 파동) 씨는 고향인 구미 선산에서 40여 년 공무원으로 일하다 1983년 사무관으로 퇴직했다.

행정자치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미국 조지타운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2년 동안 공부하면서 쌓은 영어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는 외자 유치와 시정 국제화에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활용할 생각이다.

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미국정치와 행정’(1999), ‘미국 지방자치의 이해’(2005) 등의 책을 펴내는 등 행정이론에도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