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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4기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송하진 전주시장

입력 | 2006-06-22 06:38:00


“사회에서 소외돼 어렵게 사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따뜻한 시정을 펴고 사회 복지에 치중하겠습니다.”

송하진(54·열린우리당) 전주시장 당선자는 21일 선거 운동 기간 중 가치관이 바뀔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20년 넘는 공무원 생활 동안 보지 못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치단체장이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것.

그는 경전철이나 컨벤션센터 건립 등 대형 사업도 중요하지만 산꼭대기 집까지 수돗물과 도시가스가 잘 나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송 당선자는 최근 업무 보고를 받는 틈틈이 자문교수 한 사람과 함께 전주 시내 곳곳을 걸어서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전임 시장이 시작한 35사단 이전과 구도심 재개발, 재래시장 살리기, 한옥마을 개발, 경전철 등의 사업을 계속 이어가되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속도를 조절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새로 큰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추슬러야 할 때라고 그는 판단하고 있다.

35사단 이전과 경전철 건설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이다. 북부권 개발과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란 면에서 이들 사업의 추진 당위성은 있지만 경비 조달 문제를 더 확실하고 차분하게 정리해 추진할 생각이다.

노인과 여성, 청년들의 일자리를 임기 안에 1만개를 만들고 300개의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그의 주요 경제 공약이다.

그는 풍남동 한옥마을은 전주의 상징이 된 만큼 더욱 육성하되 전통적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송 당선자는 “따뜻하고 깨끗하고 솔직한 시장이 되고 싶다”며 “과거 후백제와 조선 왕조의 뿌리였던 천년 고도이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 전주의 자존심을 되살리는데 앞장 서겠다”고 다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서예하고 소리하는 ‘풍류 공무원’▼

송 당선자는 한학자이자 서예의 대가인 강암 송성용(1913∼1999)선생의 4남 2녀 가운데 막내다. 평생 갓 쓴 선비로 살다 간 강암의 아들이라는 점은 그의 명예이자 멍에이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신앙에 가까운 존재’라고 말한다.

송 당선자는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해 ‘풍류를 아는 공무원’으로 통한다. 지인들에게 글씨를 써줄 만큼 서예에 일가견이 있고 기분이 좋아지면 ‘쑥대머리’ 등 창을 한가락 뽑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평소 써 오던 시를 모아 ‘모악에 머물다’는 제목의 시집도 냈다.

고려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24회)한 뒤 전북도에서 20년, 행정자치부에서 5년 등 25년 동안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행자부 지방분권지원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큰 형인 하철(69) 씨가 1990년 초 관선 전주시장을 지내 형제 가운데 전주시장을 둘이나 배출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