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창조자/팀 플래너리 지음·이한중 옮김/418쪽·1만8500원·황금 나침반
지난 1만 년 동안 인류는 운이 좋았다. 평균 온도 14도라는 최적의 조건하에서 농경과 도시와 문명을 이루며 번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끄트머리인 지난 100∼200년 동안 우리의 생존방식은 급격히 달라지고 말았다. 기나긴 세월 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에너지를 끄집어내 속도위반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세계는 이전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강력한 허리케인, 폭염, 파괴적인 쓰나미를 경험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인류가 바로 ‘기후의 창조자’라고. 그는 인류가 지금까지 기후를 만들어 왔으며, 그리고 이미 파멸의 길로 들어선 기후를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구상 마지막 생물종도 오로지 인류뿐이라고 강조한다.
세계적 환경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저자는 수백만 년에 걸친 기후 변화의 역사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멸망의 징후와 원인, 기후 변화의 예상 전개 방향 등을 방대한 지식과 자료를 토대로 조목조목 짚어낸다. 그는 ‘무탄소(carbon-free) 경제’로 전환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며, 기술과 해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연료를 대체연료로 바꾸기만 해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반세기가 아니라 단 하루 만에 줄일 수 있다는 것. 원제는 ‘The Weather Makers’(2005년).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