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 아파트 잔금 1억5000만 원을 내야 하는 진모(36) 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금융감독원의 주택담보대출 제한조치로 거래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6월 말까지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7월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풀릴지도 알 수 없다. 은행 대출담당 직원은 “우리도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면서 진 씨처럼 난처한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이미 주택구입 계약을 하고 6월 말까지 잔금을 내야 하는 사람들은 은행의 대출 중단조치로 발을 구르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 경쟁력 강화된 보금자리론
아파트 값이 6억 원 이하라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옛 모기지론)으로 눈을 돌려 볼 만하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대상에서도 빠져 대출이 용이하다. 고정금리여서 앞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대출이자를 더 내야 할 위험도 없다.
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보다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아 외면을 받아 왔다. 2004, 2005년에는 월평균 3000억 원 이상 나갔지만 올해 들어서는 860억 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12일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하면서 경쟁력이 생겼다.
대출기간에 따라 연 6.6∼6.85%이던 금리가 일률적으로 0.3%포인트 낮아졌다. 근저당 설정비용을 부담하고 대출금의 0.5%를 미리 내면 10년 만기 상품은 연 6.1%까지 내려간다.
연 소득 2000만 원 이하 저소득층, 무주택자에 대한 금리는 연 5.3∼6.0%로 더 낮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을 때 금리는 5% 초반이지만 초기 금리를 낮게 책정하는 ‘미끼’의 혜택이 사라지면 6%에 육박하기 때문에 금리 차는 거의 없어진다.
○ 생애최초대출 자격 체크를
자격이 된다면 생애최초대출이 유리하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에서 취급하지만 정부의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받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재 대출금리는 연 5.7%. 부부합산 연 소득이 2000만 원 이하면 대출금리가 연 5.2%로 낮아진다. 3명 이상의 자녀가 있으면 0.5%포인트를 더 깎아준다.
그러나 자격이 까다롭다. 부부합산 연간 소득이 300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 가구원 모두 한 번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어야 한다. 대출 대상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 3억 원 이하의 주택으로 한정돼 있다.
최대 1억5000만 원을 빌릴 수 있으며 거치기간(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내는 기간) 1년에 19년 상환, 또는 3년 거치 17년 상환으로 갚아 나갈 수 있다.
○ 외국계 은행, 보험사로도 눈 돌려라
한국씨티, SC제일, 외환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금융감독원이 은행별로 제시한 ‘대출 총량’에 여유가 있어 대출이 가능하다.
이들 은행은 대출금리나 상환조건에서 대출이 중단된 은행과 차이가 별로 없다.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씨티은행 ‘뉴에이스 장기담보대출’의 금리는 23일 현재 연 4.99∼5.45%. SC제일은행의 ‘퍼스트홈론’은 5.44∼6.74%다.
현대해상, 교보생명 등 보험회사에서도 최저 연 5% 중반의 금리로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통상 은행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편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