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열기로 지구촌이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과 스위스 출신 제프 블라터(사진) FIFA 회장의 비리 의혹을 파헤친 책이 최근 출간돼 시판에 들어갔다.
영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앤드루 제닝스 씨가 5년 이상 추적한 끝에 펴낸 ‘파울! FIFA의 비밀세계’라는 제목의 이 책은 FIFA의 스캔들과 뇌물수수 의혹, 투표 부정 등을 폭로하고 있다. 제닝스 씨는 이전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뇌부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제닝스 씨는 11일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FIFA 고위 간부들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입장권을 몰래 빼돌려 팔아 수익을 챙겼으며, 블라터 회장도 자신을 옹호하는 이들의 부정에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블라터 회장은 현재 축구관계자들로부터 100만 파운드(약 17억 5000만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스위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IFA의 TV 및 스폰서 마케팅 파트너인 ‘ISL’이 2001년 5월 파산하면서 이 회사와 FIFA 간의 뇌물 커넥션 일부가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블라터 회장은 ISL이 파산했을 때 뇌물 수수의혹에 휘말려 곤경에 빠졌으나 ISL의 회계장부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고, 얼마 뒤 FIFA 회장 재선에 성공했다. 제닝스 씨는 책에서 블라터 회장이 재선되는 과정에서도 투표 부정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제닝스 씨의 BBC 인터뷰가 나간 다음 날 블라터 회장은 “날조된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FIFA 측이 자신들이 제기한 제닝스 씨의 저서에 대한 스위스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철회했다는 점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