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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지금]반전 외치던 히피 청년들 ‘어느덧 환갑’

입력 | 2006-06-27 03:00:00


▼올해 환갑을 맞는 베이비붐 세대의 주요 인사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6일 60세 생일을 맞는다. 올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베이비붐 세대의 환갑 러시가 시작된다.

부시 대통령에 이어 케네스 스타(생일 7월 21일) 전 특별검사, 빌 클린턴(8월 19일) 전 대통령, 척 헤이글(10월 4일) 상원의원, 로라 부시(11월 4일) 대통령 부인, 스티븐 스필버그(12월 18일) 영화감독 등이 올해 환갑을 맞는 베이비붐 세대의 주요 인사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회장은 이미 14일 환갑이 됐다.

베이비붐은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생환한 ‘조용한 세대’의 2세들이 태어나기 시작한 1946년 중반부터 1964년까지 지속됐다. 1945년까지만 해도 한 해 300만 명 미만이던 신생아는 이 기간에 매년 340만∼430만 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베이비붐 세대는 무려 7800만 명.

이상주의에 치우쳤던 초기 베이비붐 세대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에 히피문화와 마리화나 흡연, 반전 및 성해방 운동으로 기성세대의 가치와 문화에 도전한 혁명의 세대였다.

말썽꾸러기로 취급받던 세대가 미국 사회의 주류 세력이자 기성세대로 변신한 데 이어 이제 은퇴를 앞둔 60대가 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논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정치인이 전국적인 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1988년 댄 퀘일(1947년생) 부통령이 최초였다. 1993년 클린턴 대통령과 앨 고어(1948년생) 부통령이 취임하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중앙 정치무대 진출은 붐을 이뤘다.

이 세대는 연속으로 대통령을 배출했고 주지사 50명 가운데 41명, 상원의원 100명의 절반(50명), 하원의원 435명의 63%(275명)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세력이 됐다. 대법원에도 존 로버츠(1955년생)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9명 중 3명이 이 세대에 속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5년 후부터 연금생활자가 되기 시작하지만 이 세대는 앞으로도 10년 이상 주류 세력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11테러 이후 베이비붐 세대는 국가안보와 민주주의의 균형이라는 정치적 도전에 직면했다.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은 ‘조용한 세대’의 상징적 시련이었던 2차대전에 비유된다.

사회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 자신들의 문제이기도 한 건강보험과 연금제도의 개혁이라는 과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해 딜레마에 빠져 있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 달 4일 백악관에서 친구들과 측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독립기념일 축하행사로 생일파티를 대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