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축산농협 대림지점 창구에서 돈을 빼앗아 달아나던 강도(점선 안)를 직원과 시민들이 덮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축산농협 대림지점
농협에서 돈을 빼앗아 달아나던 강도가 은행 직원과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6일 농협에서 현금 1100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나다 잡힌 정모(35) 씨에 대해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6일 오전 9시 41분경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축산농협 대림지점에 마스크를 쓴 채 들어가 창구 직원 장모(30·여) 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고 돈을 가방에 담게 했다.
정 씨는 돈이 든 가방을 들고 지점을 나가려다 현금인출기 앞에 있던 고객 송모(57) 씨가 자신을 향해 쓰레기통을 던지자 이를 피하려다 송 씨와 뒤엉켜 휘청거리며 문을 빠져나왔다.
미리 출입문 밖으로 나가 기다리던 농협 직원 서모(34) 씨는 휘청거리는 정 씨를 덮쳤고 다른 직원과 고객 10여 명이 합세했다. 이들은 정 씨를 제압해 흉기를 빼앗은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넘겼다.
서 씨는 “전화로 경찰에 신고를 한 다음 ‘기회를 봐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송 씨 등 시민들이 도와주셔서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