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시장에 외국사들의 공세가 거세다.
세계 양대 옥외광고사 두 곳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뛰어들고, 옥외광고판 제작시장에도 외국사가 처음으로 들어오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여 가고 있다.
이들은 자금력과 조직력, 선진 기법을 앞세워 주요 광고 입찰을 따내고 있어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국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 양대 옥외광고사 한국 진출
LG애드 지주회사 GⅡR는 미국 옥외광고사 CCO(Clear Channel Outdoor)와 제휴해 옥외광고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CCO는 옥외광고의 ‘메카’인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비롯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 87만여 개의 옥외광고물을 유지·관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프랑스 JC데코(Decaux)는 국내 옥외광고사 ‘인풍’과 IP데코를 2001년 설립한 바 있다.
JC데코는 CCO와 함께 세계 양대 옥외광고사로 두 회사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IP데코는 설립한 지 3년도 안 돼 택시 승차장에 이어 중앙차로 버스 승차장 광고 독점 판매권을 따낸 뒤 판매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영세 업체가 대부분인 옥외광고판 제작 업계에도 최근 외국사가 등장했다. 미국 ‘사인어라마’(Sign A Rama)사가 지난해 한국 지사인 ‘브랜드’를 열면서 간판 시장 첫 외국사로 이름을 올린 것.
이 회사는 설립 1년도 안 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옥외광고물을 제작한 데 이어 SK증권 및 SK주유소 기업이미지(CI) 간판물 교체작업에 참여했다.
○시장 영세성 극복할 기회 될 수도
외국기업들이 옥외광고시장을 노리는 것은 기존 업계가 영세해 진입하기 쉬운 데다 시장성도 밝기 때문이다.
GⅡR 이승훈 이사는 “한국 옥외광고시장은 미국의 1970년대 상황으로, 중소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장전망도 밝다. 제일기획의 분석에 따르면 옥외광고는 뉴미디어광고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관련 규제도 계속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업체의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외국사의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만한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 입찰을 근근이 따내는 마당에 선진 기법과 전략을 앞세운 외국사들의 공세는 큰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일기획 SP미디어사업팀 이행렬 국장은 “부작용이 없진 않겠지만 앞선 기법을 배워 시장을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