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각오로 일하다 보면 언젠가 칭찬받을 날이 있을 것입니다.”
송광운(53·민주당) 광주 북구청장 당선자는 “선거 때나 지금이나 주민을 만나보면 행정전문가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900명의 구청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1박2일 일정의 ‘행정혁신교육’에서 강연하면서 “구청장으로 있는 동안 결코 돈 받고 인사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양심과 명예를 걸고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지만, 내 경우 현실적으로 이번 선거를 깨끗하게 치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초선이지만 관선시절인 1994년 광산구 구청장으로 10개월 간 실무경험을 쌓은 만큼 ‘초보’는 아니다.
광주시 4개 국장을 거쳐 지역실정에 밝고,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부단장(이사관) 전남도 행정부지사(관리관) 등 30년 공직생활을 통해 폭넓은 경험과 인맥을 쌓았다.
그는 북구가 광주의 핵심 발전축에서 비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때 ‘지역경제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였던 그는 “오룡동 일대 첨단산단에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는 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행정을 펼쳐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제 신용동 일대 62만 평에 조성 중인 첨단산업단지 2단계 지구의 조기완공 및 연구개발(R&D)특구 지정은 우선적으로 꼽는 현안.
청소년 유스호스텔 및 북구문화센터, 장애인 전문재활병원 등 신규 시설 건립과 재래시장 활성화 지원, 실버타운 조성도 서둘러 챙겨야 할 공약이다.
그는 “북구는 장애인 노인 기초수급자 비율이 높아 일반예산의 43%를 사회복지비용으로 지출한다”며 “중앙정부와 광역, 기초단체 간의 사회복지 재정부담비율 조정이 필요한 만큼 제도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행시출신… 30년째 행정가 외길
송광운 당선자가 공직자의 길에 들어선 데는 같은 길을 걸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선친은 고향인 전남 장성군 삼계면에서 40년 간 면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다 6급으로 정년퇴직했다.
그는 “아버지는 말단에서도 늘 청렴하고 성실한 공직자의 표상이셨다”며 “6남매에 고모 삼촌까지 보살피느라 집안 형편은 늘 넉넉지 못했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광주서중과 광주일고에 이어 고려대 법대에 진학, 3학년 말에 행정고시(18회)에 합격한 뒤 비교적 순탄한 공직가도를 달려 왔다.
1976년 23살의 어린 나이에 전남도 수습사무관으로 부임한 그는 “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었던 옳지 못한 여러 목민관의 일화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왔다”고 전한다.
고교 때 만나 애틋한 부부의 정을 쌓은 부인 김성민(51)씨와 사이에 아들 진수(동신대 한의대 4년), 딸 유경(연세대 의대 3년) 씨를 뒀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