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부도 상태였던 중견 휴대전화 업체 VK가 27, 28일 연이어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간신히 막아 극적으로 최종부도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하한가를 탈출하지 못했다. 부도설 때문에 거래가 중지됐던 VK 주식은 29일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하한가로 떨어졌다.
VK 부도 관련 소식은 최근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순위 상위에 들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코스닥 기업 가운데 부도가 나는 회사가 하나 둘이 아닌데도 VK 부도설이 유난히 주목받는 것은 이 회사의 독특한 이력 때문.
이철상 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서총련 의장과 전대협 임시 의장 등을 지낸 주류 운동권 출신이다. ‘386 정치인’들과 가깝고 국민의 정부 시절이던 2000년 총선 때는 여권 후보로 서울 관악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운동권 출신 최고경영자인 이 사장이 과연 ‘상생의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회사를 잘 이끌 수 있을지가 오랜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특히 3월 SK텔레콤에서 100억 원가량 돈을 빌렸고 이번 달에 유상증자로 140억 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였는데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2000년 코스닥시장 등록 후 한때 2만5950원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의 주가는 29일에는 595원으로 추락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