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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사표 뒤엔 ‘보이지 않는 손’?…청와대와 사전조율한듯

입력 | 2006-07-01 03:12:00


이주성 국세청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도 전에 30일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외국어고 등 교육정책과 관련한 파문에 대해 교육수장으로서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김 부총리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급식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잘 관리했어야 할 책임이 있는 장관으로서 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시기가 6월 중순으로 외고 모집제한이나 급식사고 이전이었음을 시사했다.

이 청장과 김 부총리의 사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곧이어 터져 나온 대폭 개각설로 확 풀려 버렸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오후 “여건의 변화에 따라 대통령께서 탄력성 있는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수일 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과 김 부총리 외에 한 부총리도 이미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한 사실이 드러난 것.

결국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이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에 의한 것이라는 정황이 명확해진 것.

실제로 정부 여당은 5·31지방선거의 패인을 부동산 세금정책과 교육정책의 실패에서 찾고 있다. 따라서 경제 교육라인 수장의 사퇴는 실제로 지방선거에 대한 여당의 참패 책임을 묻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것이 해당 장관들에 대한 문책성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전 사의 표명’이라는 수순을 밟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경제 교육 관련 부처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도 장관의 사직설이 솔솔 흘러나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그것이 정책의 실패에서 기인했음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하다 보니 사전에 장관들이 사표를 내는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