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 ‘국정브리핑’이 가짜 인터뷰 기사를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30일 “국정브리핑은 6월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해 대학생들의 의견을 소개하는 ‘언론도 쟁점만 다루지 말고 객관적 정보 줬으면’ 제하의 기획물에서 연세대 학생들의 인터뷰가 없었음에도 인터뷰를 한 것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며 홈페이지에 머리기사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문제의 기사는 한미 FTA에 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학별 그룹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기사 중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모여 한미 FTA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상황이 묘사되며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이 나오지만 실제로 이런 그룹 인터뷰는 없었다는 것.
기사에 나온 연세대생 강영준(정외과 3년) 씨는 “2주 전 학과 사무실을 통해 국정홍보처가 한미 FTA에 관심 많은 학생 4, 5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와 나를 포함한 학과 친구들의 이름, 연락처를 주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케이블 TV인 한국정책방송(KTV)에서 국정브리핑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보고 연락했다며 방송 출연을 요청해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나와 다른 학생들이 하지도 않은 인터뷰 내용이 기사로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달 22일 기사를 작성한 국정홍보처 직원인 백창훈 씨(7급 특채)에게 항의를 했지만 이후 이 기사는 발언자만 순천향대 학생으로 바뀐 채 동일한 내용으로 게재됐다. 강 씨는 “백 씨가 다른 친구들과는 통화했다고 주장하기에 기사에 이름이 나온 친구들에게 다시 확인했지만 누구도 백 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백 씨는 해명을 요구하자 얼버무렸다”고 말했다.
백 씨는 본보의 확인에도 “할 말이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국정홍보처 정책뉴스팀 조신 팀장은 “실수를 인정하지만 악의는 없었고 단지 여러 학교 학생들 인터뷰로 구색을 맞추다 보니 연세대 학생 연락처를 받아 미리 기사를 작성했다”며 “이후 학생들에게 연락해 기사를 수정하려 했는데 연락이 안 됐고 초고가 그냥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국정브리핑은 국정홍보처가 10여 명의 사무관급과 6, 7급 별정직 공무원을 기자직으로 채용해 정부 정책과 관련한 홍보성 기사를 작성하는 인터넷신문.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없도록 규정한(4조 사회적 책임 조항) 신문법의 규제를 받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