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일부 위헌 결정이 내려진 뒤 언론 관련 단체도 잇달아 찬반 성명을 내며 전면적인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문창극)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문 시장점유율을 규제한 신문법 17조가 위헌이라는 결정은 이 조항이 몇몇 비판언론을 옥죄기 위한 입법이었음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이어 “정부와 여야 정당들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거나 비판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그 어떤 시도도 중단하고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전면적인 손질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중견언론인의 모임인 대한언론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장점유율 제한 조항 등의 위헌 결정은 환영하지만 고의 과실이 없더라도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한 것은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이 ‘짜깁기 수준’이라고 평했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일부 독소 조항에 대해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재의 노고를 치하한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인권센터 등 4개 언론운동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 결정을 받은 시장점유율 제한 조항을 더 강화하는 방향의 신문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경영신고 항목 재조정을”…신문협회, 문화부 등에 요청▼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는 신문법의 경영자료 신고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자료 신고 기한과 신고 항목의 재조정을 30일 문화관광부와 신문발전위원회에 요청했다. 신고 기한은 30일까지였다.
신문협회는 “대부분 회원사들이 헌재 결정을 지켜본 후 제출 여부를 정할 계획이었다”며 “방대한 신고 자료를 헌재 결정 다음 날까지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신고 항목에 대해서도 “신문법이 정한 유가 판매 부수 등의 신고 항목 중에는 경영상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므로 적극적 신고를 위해 이 점을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문발전위는 12월 결산인 140개 일간 신문사에 5월 말까지 자료 신고를 하도록 했으나 대부분의 신문사가 신문법에 포함되지 않은 세세한 경영자료 제출까지 요구하는 데 반발해 신고를 하지 않자 30일까지 신고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문화부는 신문협회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이미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기 때문에 추가 연장은 할 수 없다”며 “신고 항목도 임의조정이 아닌 신문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재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30일 신문발전위에 경영자료 일부를 신고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