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일 새벽(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인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의 사무실을 공습했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인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공군 소속 무장헬기 1대가 미사일 2기를 가자시티 남쪽에 있는 하니야 총리의 사무실 건물을 향해 발사해 건물에서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전했다. 공습 당시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19) 상병의 석방을 요구하며 대(對) 팔레스타인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일 성명을 발표해 하니야 총리의 사무실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하마스가 샬리트 상병의 납치에 책임을 져야하는 '테러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니야 총리는 불에 탄 자신의 사무실을 둘러본 뒤 "팔레스타인의 상징을 공격했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같은 날 새벽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하마스 보안군 초소에도 미사일 2기를 쏴 하마스 요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가자시티에 있는 하마스 출신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미사일 1기가 발사됐다.
공습에 앞서 하니야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무력공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이 납치된 자국 병사의 무사귀환을 원한다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샬리트 병사 구출을 이유로 지난달 27일부터 가자지구를 공격한데 대한 하마스 측의 첫 번째 공식입장 표명이다.
한편 이슬람권의 휴일인 2일 이집트를 비롯해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터키 등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레바논 베이루트 도심의 유엔빌딩 주변에서는 팔레스타인인 100여명이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을 보호해줄 것을 호소하며 농성을 벌였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