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주택분양시장에서 시작된 건설업계 불황이 건축 토목 등 전 분야로 확산될 조짐이다.
2일 건설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수익과 직결되는 공사계약액(국내외 합계)은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줄었다.
3, 4월 공사계약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0%, 18.5% 감소한 데 이어 5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22.4% 줄어든 7조7323억 원을 나타냈다.
고유가 행진에 따른 오일 달러의 유입으로 중동발(發) 해외 공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국내 공사 일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 2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계약이 반짝 증가했지만 최근의 하락폭이 워낙 커 1∼5월 건설공사계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줄어든 33조6587억 원이었다.
공사 발주처별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5월 발주한 공사가 지난해 5월보다 30.9% 줄었다. 사회간접자본(SOC) 공사의 전반적인 축소에 따른 영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민간 공사도 19.2% 줄었다.
건축물 착공 면적과 건축 허가 면적의 감소세도 뚜렷하다.
올해 1∼5월 착공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줄어든 3만2488km²에 그쳤다. 5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감소한 7401km²였다.
대한건설협회 안광섭 조사금융팀장은 “각종 건설경기 선행 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민간자본을 유인하기 위한 SOC 투자 확충 계획 마련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분양난 아파트 업계 ‘피라미드’ 방식 도입▼
“좋은 손님 모시고 오면 사례금을 드립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손님을 맞고 있는 부산 정관신도시 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수개월간,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는 아파트 분양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일반 고객이 다른 손님을 소개해 계약이 이뤄지면 돈이나 상품권을 주겠다는 것. 분양대행업체의 ‘아줌마 분양 상담사’가 아파트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정관신도시에서 2089채의 아파트를 분양하는 현진에버빌은 자기 회사의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손님을 소개해 계약이 성사되면 1인당 5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소개한 2명 이상이 계약하면 상품권과 별도로 자녀 1명을 3주짜리 캐나다 어학연수를 보내 주고 10명 이상이면 여기에 순금 5돈을 추가로 준다. 회사 측은 2일 현재 1000여 명이 멤버십 카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역시 이곳에서 아파트 761채를 분양하는 롯데건설은 소개해 준 사람이 계약까지 할 경우 1인당 300만 원의 사례금을 주기로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