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총리로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 기용이 확정적이라고 한다. 그는 평소 지인들에게 “총리는 나이(52세) 때문에 그렇고, 교육부총리를 한번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본인이 자리를 탐낸다는 사실 말고는 그가 교육수장이 돼야 할 이유를 우리는 모르겠다. 그는 행정학 교수였다지만 ‘교육행정’까지 섭렵한 인물은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1993년부터 정치인 노무현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참여한 이래 노 대통령의 손꼽히는 심복이라는 정도다.
노 대통령은 작년 7월 당시 김 실장이 “헌법처럼 고치기 힘든 부동산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이를 보도한 기사를 “가장 좋은 기사”라고 신이 나서 말한 바 있다. 그 뒤 부동산값 급등으로 국민의 고통은 커졌고 여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기는커녕 그를 교육부총리에 앉힌다면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노 대통령은 “교육문제가 부동산과 함께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교육정책의 본질과 실질적 효과를 깊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평둔화(平鈍化) 교육으로도 부족해, 더욱 급진적인 정책을 써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 발언이다. 김 씨가 대통령의 이런 생각대로 교육을 끌고 간다면 ‘교육폭탄’을 안기지 말란 법이 없다. 그는 부동산 세금 급등에 반발하는 국민에게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고 ‘협박’한 전력(前歷)이 있다.
부동산 정책은 물론이고 행정수도 이전, 지방화와 분권화, 정부조직 혁신 등 김 씨가 관여한 정책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제 교육경쟁력까지 망가뜨릴 셈인가.
김 씨는 2004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당시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합격자의 20%를 지방 출신으로 뽑는 ‘지방 인재 채용목표제’를 도입했다. 그가 교육부총리가 된다면 이런 식의 ‘기계적 균형’을 교육정책의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구조조정을 빙자한 국립대 평준화 등을 감행할지도 모른다.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 억제, 공영형 혁신학교 추진 등 논란이 많은 정책은 더 강화될 소지가 있다. 이로 인해 중등교육의 평둔화에 이어 대학에서의 수월성(秀越性)교육까지 실패한다면 나라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