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특별8부(부장판사 최은수)는 한의사가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를 사용한 데 대해 3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길인의료재단이 서울 서초구보건소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업무정지 처분은 재량권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한방병원의 CT 장치 사용은 한방치료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의사는 의료행위, 한의사는 한방의료행위에 종사하도록 돼 있다”며 “면허도 그 범위에 한해 주어지고 CT 장치와 관련된 규정도 한의사가 CT 장치를 사용하거나 한방병원에 CT 장치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정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2004년 말 “의료법상 한의사의 CT 장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며 “CT 장치를 사용한 진찰 행위는 인간의 오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학과 한의학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길인의료재단은 2004년 4월 한방병원에서 CT 장치로 방사선 진단 행위를 했다며 보건소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