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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입주한 서울 강남 새 아파트도 보유세 ‘폭탄’

입력 | 2006-07-03 16:14:00


올해 1~5월에 입주한 새 아파트의 재산세 부담이 예년의 신축 아파트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이 시기에 입주한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올해 9월말에 고시될 예정이지만 각 자치단체가 6월 1일자 기준인 재산세를 부과하기 위해 시가표준액을 공시가격에 맞먹는 수준으로 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구 도곡 렉슬, 청담동 동양파라곤 등 올 상반기 입주한 고가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1000만~2000만 원 상당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건설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제도가 도입되며 건교부 장관이나 국세청장의 고시가격이 없는 '미공시 주택'의 시가표준액(재산세 과세 기준 가격)을 주변 아파트의 거래 가격(시세)을 참조해 시장 군수 구청장이 책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공시가격(1월1월 기준) 대상에서 빠진 올해 1~5월 입주 아파트의 경우, 토지는 공시지가, 건물은 건물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시가표준액을 산출했던 지난해에 비해 과세 기준 금액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자치단체가 산출한 시가표준액은 시세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지만 올해 시세를 기준으로 만든 시가표준액은 시세의 70~80%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구청이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산정한 올해 1~5월말 입주 아파트의 시가표준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강남구 도곡 렉슬 43평형이 14억4000만 원, 청담동 동양파라곤 88평형은 22억4000만 원, 삼성동 삼성래미안1차 51평형은 10억4000만 원(이상 로열층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곡 렉슬 43평형의 현재 시세가 18억~20억원, 동양파라곤 88평형은 30억~32억원, 삼성래미안1차 51평형은 14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할 때 시세의 70~80% 수준이다.

건설교통부가 고시하는 공시가격도 시세의 80%(목표치)선인 만큼 업계는 이 금액이 9월말 건교부가 수정 고시할 공시가격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새 아파트의 시가표준액이 높아지면서 주택소유자의 보유세 부담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시가표준액 14억4000만 원인 도곡 렉슬 43평형의 경우 올해 7월과 9월에 분할 납부할 재산세 총액이 400만8000원(교육세 포함)이다.

9월말 공시가격이 시가표준액과 같다면 연말에 종부세로 680만4000원(농어촌특별세 포함, 도시계획세 제외)이 부과된다. 올 한해 보유세를 내기 위해 현금 1081만2000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동양파라곤 88평형 보유자는 재산세 640만8000원, 종부세 1549만2000원 등 무려 219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삼성동 삼성래미안 51평형 소유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577만2천원이 부과될 전망이다.

도곡동 H공인 관계자는 "비싼 아파트에 부자들이 많이 산다 해도 재건축 전부터 집을 소유하고 있던 일부 원주민들은 보유세 부담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며 "단지별로 이의신청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1~5월말 입주한 미공시 아파트는 서울에서만 85개 단지 1만5400여 가구에 이른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