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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중고 불법유학 7216명

입력 | 2006-07-03 18:11:00


서울 K고 2학년생 A(18) 군은 지난해 자퇴하고 유학을 떠났다. A 군은 캐나다에서 8개월 간 어학연수를 받은 뒤 올해 귀국해 고교 1학년으로 재취학했다. 국내에서 좋은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내신 성적이 낮자 이 같은 편법을 택한 것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유학한 뒤 낮은 학년으로 재취학할 수 있기 때문에 A 군은 힘들지만 먼 길을 돌아가기로 했다.

지난해 고교생 404명이 A 군과 비슷하게 유학을 다녀온 뒤 낮은 학년으로 재취학해 학교를 다닌 것으로 집계됐다. 또 불법유학을 다녀온 전국의 초중학생은 모두 721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전국 초중고교의 해외유학 후 귀국 현황을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유학한 뒤 지난해 돌아온 고교생은 1433명이며 이 가운데 404명(28.2%)은 유학을 떠날 때보다 낮은 학년으로 재취학했다.

재취학할 경우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며 받은 내신 성적은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짧은 유학이 불리한 내신 성적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제 국내 교과과정을 따라잡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학년을 낮춰 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적지 않다.

불법유학을 다녀온 초등학생이 4686명으로 중학생 2530명보다 많았다. 초중학생 7216명 가운데 유학가기 전보다 상급 학년으로 진학한 학생은 4883명이었고 같은 학년으로 진학한 학생은 344명 이었다.

유학한 초중고교생의 유학 대상 국가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가 대부분이었다. 초중학생은 97% 이상이 어학 공부가 유학 목적이라고 대답했고 고교생은 어학공부 (57.3%) 또는 학업(31.3%)이 목적이라고 응답했다.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