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개각 발표에서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핵심 요직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및 국세청장에 각각 내정된 권오규 대통령정책실장, 전군표 국세청차장은 모두 강원도 출신이다.
권 실장은 강릉, 전 차장은 삼척이 고향이다.
노무현 정부의 유일한 강원도 출신 장관이었던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2003년 12월28일 그만둔 이후 강원도 출신 장관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어서 '강원도 힘'이란 말까지 나온다.
노 대통령도 지난해 9월 "강원도 출신 가운데 좋은 분을 찾아 적극 기용할 예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지역배려'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 배려 이상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강원도 영월 평창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권오규 전군표 내정자와 가깝다는 얘기가 나온다.
권 내정자가 현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과 정책수석비서관을 거쳐 부총리까지 발탁되고, 전 내정자가 현 정부에서 국세청 조사국장과 국세청 차장으로 승승장구한 것도 "누군가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코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치권과 고위공직자들 중 강원도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며 "권오규 씨가 그 멤버이고, 이광재 의원도 간간히 참석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정책실장에 내정된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을 포함, 청와대 핵심 요직에 유독 특정 대학 출신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전해철 민정수석비서관, 박남춘 인사수석비서관 등이 모두 대학 동문이다. 특히 전 수석은 김진국 법무비서관과 함께 노 대통령의 또 다른 최측근 실세로, 역시 대학 동문인 안희정 씨가 나라종금 사건 등으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를 맡았었다. 안 씨가 이 의원 못지않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좌(左)희정, 우(右)광재는 아직 살아 있다. 8·15 사면복권 때는 안희정 씨가 복권될 것"이라는 등의 말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한편 권오규 변양균 내정자와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 내정자가 모두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란 점에서 '경제기획원 전성시대'란 평가도 나온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