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박현주회장이 미래에셋증권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산운용 계열사와 증권 보험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따로 두는 ‘2개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3일 “박 회장이 지난달 12일 미래에셋증권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자산운용 계열사들의 등기이사를 맡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맵스자산운용은 물론 홍콩 등 해외 자산운용사의 등기이사를 겸임할지,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지주회사 등기이사만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사장이 경영을 맡지만 증권 지분 39.38%를 가진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박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박 회장이 지분 43.77%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지분도 65.64%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자산운용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해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한다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미래에셋은 운용 회사와 판매 회사를 분리해 고객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