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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 아직 안 바꿨어?”

입력 | 2006-07-04 03:12:00


LG그룹이 계열사인 초고속 인터넷업체 파워콤의 가입자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3일 “최근 LG화학 LG전자 LG텔레콤 등 계열사에서 직원들의 파워콤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는 강제 사항이 아닌 순수한 판촉 활동”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지난달부터 가입자당 1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직원 1인당 10명 이상의 파워콤 신규 고객을 모집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무적 할당’이 아니라는 LG그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직원들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LG화학의 한 직원은 “소속 팀장이 파워콤 가입을 직접 지시했기 때문에 가입 실적에 따른 인사고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LG전자의 한 직원도 “가뜩이나 회사 사정이 안 좋은데 계열 인터넷 업체 가입자 확보에까지 신경을 써야 하느냐”며 “2년 전 LG텔레콤의 계열사 ‘할당 가입’ 때도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파워콤 측은 “지난달부터 LG그룹 계열사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영업 활동을 벌인 것이 ‘할당 판매’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는 정상적 마케팅 활동”이라고 해명했다.

파워콤은 작년 9월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이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지금까지 63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올해 9월까지 1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도움이 절실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파워콤은 LG그룹 계열사임을 강조하기 위해 ‘LG 파워콤’이라는 사명(社名)을 이달 중순부터 사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