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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당부… 아들의 각오

입력 | 2006-07-04 03:12:00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 정 명예회장은 “국내에서는 할인점과 백화점 외에 추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해외에서는 할인점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왼쪽 작은 사진은 아들 정용진 부사장. 연합뉴스


“거침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살아 남는다.”

“저부터 잘하겠습니다.”

부자지간인 신세계 정재은(67) 명예회장과 정용진(38) 부사장이 3일 각각 다른 장소에서 회사 비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임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유통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강연에서 “할인점 국내 1위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월마트 까르푸 등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미래형 점포와 ‘T자형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자형 성장은 백화점-대형마트(옛 할인점)-명품 아웃렛 등으로 이어지는 유통 업태의 폭 확대와 함께 대형 마트인 이마트의 중국 시장 공략 강화를 뜻한다.

정 명예회장은 “전자태그(RFID) 등 미래형 점포는 남들이 만든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전담 조직을 구성해 실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명예회장의 강연 직후 정 부사장은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와 가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상속과 그에 따른 세금 문제 등은 어머니(이명희 신세계 회장)가 알아서 할 문제”라며 “당분간 나에게 일이 맡겨질 때를 대비해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최근 인수한 월마트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아직 안 떨어져 별개 회사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 외에 추가로 진행 중인 인수합병(M&A)은 없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 확장에 따른 중소 상인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유통업 기반이 탄탄해야 제조업도 잘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부작용이 일부 있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인터넷 등에 떠돌고 있는 모 연예인과의 결혼설에 대해서는 “결혼 실패 후 방황하는 모습 때문에 비롯된 오해로 보인다”고 해명한 뒤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원인인 것 같아 빨리 ‘짝’을 찾고 싶다”고 털어놨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