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4월 ‘후원의 밤’을 열었던 참여연대가 5월 25억 원 상당의 토지(서울 종로구 통인동)를 사들여 건물 신축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참여연대는 ‘기업 편법상속에 관한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후원금 모금 행사를 가져 논란을 불렀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참여연대는 어제 토지 구입비에 대해 “13년간 모아온 12억 원 상당의 자산과 회원 모금 5억 원, 은행융자 8억 원이 재원”이라고 해명했다. ‘후원의 밤’ 때 받거나 받기로 약속받은 돈은 1억9000여만 원이었지만 이 중에는 회원 모금액이 더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궁금증은 다 풀리지 않는다. 13년간 모았다는 ‘12억 원’은 매달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살림살이’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총회 자료집을 통해서 회원들에게 알린다고 했지만 굳이 회원들에게만 알리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라면 국민 앞에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참여연대가 굳이 거액을 들여 건물을 갖겠다는 발상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의 활동에 공감해 적은 지원금이라도 꼬박꼬박 내온 익명의 지원자들도 새 건물 신축을 가장 급한 일이라고 공감할지는 의문이다.
참여연대는 2002년만 해도 국가예산 낭비 감시운동을 벌였으나 노무현 정권 들어서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운동을 통해 국민 부담을 늘리는 데 앞장섰다. 김병준 씨가 대통령정책실장이던 5월 ‘부동산 4적(敵)’과 ‘균형을 맞출 공익적 시민단체 활동’을 촉구했을 때 참여연대는 맨 앞줄에 있었다. 지난달 말 당정이 재산세 경감 조치를 발표하자 “국민에게 막연한 기대심리를 갖게 해선 안 된다”고 반대한 것도 참여연대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출신으로 국가인권위원장이 됐던 최영도 씨는 부동산 투기 의혹 때문에 물러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 정권 들어서 비정부기구(非政府·Non- Governmental Organization)가 아닌 친정부기구(親政府·Near Governmental Organization)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