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 성 하얼빈 시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역사 현장이다. 조선족민족예술관 1층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입구에 들어선 안 의사 흉상. 하얼빈=하종대 특파원
3일 중국 헤이룽장 성 하얼빈 시에서 ‘2006 중국 하얼빈 한국주간’ 행사의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로 2회째인 이번 행사는 7일까지 계속된다. 사진 제공 흑룡강신문
일제강점기 안중근 의사가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역사현장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에 안 의사 기념관과 전시실, 유묵비(遺墨碑) 등이 ‘2006년 하얼빈 한국주간’(3∼7일) 행사를 앞두고 잇달아 설치됐다.
하얼빈 시는 1일 다오리(道里) 구 안성(安昇) 가에 있는 조선족민족예술관 1층에 안 의사 기념관을 개관하고 하얼빈 역내에 사진 전시실을 만들었다.
하얼빈 시는 또 3일 하얼빈을 방문한 한국인 관계자 100여 명과 함께 유묵비와 전시실을 찾아 안 의사 추모행사를 열고 4일엔 안 의사 기념관도 방문해 추모할 예정이다.
하얼빈 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 하얼빈 시는 그동안 한국 측의 요청에 따라 안 의사 기념관을 세우려 했지만 중앙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제1회 한국주간 행사 때는 안 의사 추모 행사를 전혀 할 수 없었다.
136평 규모의 안 의사 기념관에는 안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내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현장을 재현한 모형과 사진 등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입구엔 헤이룽장대 조각과 교수가 제작한 안 의사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하얼빈 시는 또 하얼빈 역내의 안 의사 의거 현장을 삼각형으로 표시했다. 그러나 삼각형 표시에 대한 설명이 없어 일반인은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안내판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역내 2층의 철도발전역사전시관엔 안 의사 전시실을 따로 마련해 관련 사진을 전시했다.
중국의 항일전쟁 영웅인 리자오린(李兆麟·1910∼46)의 이름을 딴 자오린 공원 안에도 안 의사의 친필을 새긴 유묵비를 세우고 3일 기념식을 열었다. 당초 하얼빈 공원으로 불리던 자오린 공원은 안 의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 가족에게 조국이 광복되기 전까지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긴 공원이다.
중국 중앙정부와 하얼빈 시가 ‘하얼빈 한국주간’ 행사를 앞두고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안 의사 기념관을 설치한 것은 한국 기업을 유치하고 한국과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하얼빈 시는 올해 초 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황인성 전 국무총리) 등이 하얼빈 도심의 중양다제(中央大街) 광장 공원에 설치한 안 의사 동상은 ‘정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중앙정부의 의견에 따라 10일 만에 철거해 인근 백화점 지하로 옮겼다. 하지만 2개월 뒤 서울 구로구청이 샹팡(香坊) 구 고려회관에 설치한 동상은 그대로 놔두고 있다.
하얼빈=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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