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지방정부가 3일 공식 출범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대부분 ‘서민경제 살리기’를 화두로 삼았지만 일부는 취임식부터 많은 돈을 써 비난을 받았다. 뇌물 사건이 많았던 일부 지자체는 취임식 피날레를 ‘청렴서약식’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단체장들은 취임 후 첫 일정을 통해 경제살리기, 환경보호, 군민화합 등 역점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화려와 검소 대비=정우택 충북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충북도청 광장에서 1시간 반의 취임식을 갖는 데 4000여만 원을 썼다.
햇빛가리개와 철제구조물을 임대해 특설무대를 꾸미고 경축탑을 세웠다. 식전행사에서는 태평무와 화선무 공연이 이어졌다.
이완구 충남지사와 김진선 강원지사는 식전행사를 생략하거나 도청 대강당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200만 원 안팎의 경비를 썼다.
한용택 충북 옥천군수는 “화환 등 어떤 선물도 받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우리 농산물 쌀 보관증을 주면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겠다”는 초청장을 돌렸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취임일을 ‘봉사의 날’로 정해 외부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직원만 모이도록 한 뒤 봉사활동에 나섰다.
▽우울한 취임식=전남 순천시는 취임식 마지막에 ‘청렴서약식’을 했다. 전임 민선 시장 3명이 모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점을 감안한 행사였다.
노관규 시장과 부시장 등 10명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정직, 공정,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청렴하고 건전한 생활을 솔선수범함으로써 시민의 기대에 보답할 것을 다짐한다”는 청렴서약서를 낭독하고 서명했다.
경북 봉화군은 취임식을 간부회의로 대체했다. 김희문 군수가 공천비리에 연루돼 지난달 21일 구속돼 안동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정책의지 표명=김관용 경북지사는 곧 독도를 방문해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고 독도를 평화적으로 이용하자는 요지의 ‘독도 평화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4일 독도를 방문하려다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연기했다. 김 지사는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 씨 부부의 집에 문패와 우편함을 달아 줄 예정.
김태호 경남지사와 김범일 대구시장은 취임식을 전후해 중소기업을 방문하고 근로자와 식사하거나 재래시장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취임식 직후 롯데카드와 300석 규모 콜센터 유치를 위한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을 열었다. 조정화 부산 사하구청장은 을숙도 생태보호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구청 대신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취임식을 했다.
박완수 경남 창원시장은 전임 시장과 지방의원 45명을 취임식에 초청했다. 시청 앞 화단에서 15개 읍면동의 흙과 물을 섞어 나무를 심는 ‘합수합토(合水合土) 식수’를 하며 화합을 다졌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순천=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