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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권주자 첫TV토론회…‘아픈곳’ 건드리며 날선 공방

입력 | 2006-07-04 03:12:00


3일 MBC 주관으로 열린 한나라당 지도부 경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8명의 후보는 서로 상대방의 ‘출신 성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논전을 벌였다.

먼저 부산 출신 정형근 후보가 강재섭 후보에게 “대구경북(TK) 출신이 당 대표가 되면 ‘영남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강 후보는 “박근혜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함께 일했지만 한번도 영남정당의 티를 낸 적이 없다. 구원투수는 위기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지 출신이 중요한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재오 후보가 진보정당인 민중당 출신이고, 강 후보가 5, 6공 시절 집권당인 민주정의당 출신으로 색깔이 대조된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이규택 후보는 이들을 싸잡아 거명하며 “두 후보는 서로 상대의 출신 당을 비난하는 공방을 벌였는데 이는 색깔론 아니냐”고 공격했다. 이재오 후보는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며 비켜섰으나, 강 후보는 “이재오 후보 측이 먼저 그런 (출신을 따지는) 말을 해 우리 측근이 응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후보는 강 후보에 대해 “민정계라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강 후보는 “사람은 미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방호 후보는 5공 시절 민정당 기조국장을 지낸 강창희 후보에게 “5공 핵심 인물이 대표가 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강창희 후보는 “27년간 정치를 하면서 민주화에 역행하거나 인권 탄압, 부패 연루 등이 있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재섭 후보는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이재오 후보의 ‘문제’를 타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 후보에 대한 우회공세를 펴기도 했다.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인 정 후보에게는 “이제는 투쟁도 들판형보다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재야 출신인 이재오 후보를 간접 비판했다.

권 후보는 이재오 후보가 유력한 당내 대권후보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친하다고 지적하며 “특정 대권후보에게 기울어진 면이 있지 않느냐. 전임 박 대표에 대해 ‘독재자의 딸이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이 망한다’고까지 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재오 후보는 “모 스포츠 신문에서 내게 ‘박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의 공과 유신 독재자라는 두 가지 견해가 있지 않느냐’고 질문을 해 ‘박 대표가 현재 대중적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원내대표로 함께 일하면서 박 전 대표의 애국심에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