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취임한 조윤길(56) 인천 옹진군수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백령도 등 섬을 잇달아 방문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다.
그는 가장 먼저 여객선 요금을 내리기로 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백령도 왕복 여객선 요금이 9만9000원이예요. 워낙 요금이 비싸 관광객이 섬을 찾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어요.”
그는 여름 휴가철 섬을 찾는 관광객에 한 해 여객선 요금을 일부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 방침이다.
조 군수는 “재정자립도가 20%에 불과해 지역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된다”며 “농어촌 체험마을, 민박촌, 주말농장 등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소연평도, 소야도, 소이작도, 굴업도에서는 초등학교가 폐쇄됐어요. 초등학교가 의무교육이라고 하면서도 섬 주민은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죠.”
그는 재임기간 어린이 집과 유치원 설치, 초등학생 급식비 지원, 방과 후 교실 확대, 원어민 교사 배치를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노인을 위해 의료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진료 차와 병원선(病院船)을 늘려 노인을 위한 성인병 진료에 힘을 쏟기로 했다.
그는 “현재 휴식년제로 금지된 바닷모래 채취를 일부 허용 하겠다”며 “주민의견, 환경영향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닷모래 채취를 허용하면 연간 150억 이상의 군 수입이 예상된다.
이밖에 양식사업 지원을 대폭 늘려 어민의 소득을 높일 계획이다. 백령도, 대청도 일대에서 부분적으로 야간 조업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공직 20년 섬과 함께… 강화해안도로 주도▼
조 군수는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서 태어났다. 8남매 중 둘째였던 조 군수는 큰 형이 일찍 세상을 떠나 어릴 때부터 장남 역할을 해 왔다.
1971년 공무원이 된 뒤 공직 생활 34년 중에 20여 년을 섬에서 근무하거나 낙도 주민 지원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백령, 대청, 소청, 대연평, 소연평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새마을 사업과 특별지원사업을 맡았다.
조 군수는 강화군 민통선 북방지역(접경지역) 개발을 위해 주민을 만나 의견을 들으면서 낙후, 소외지역에 대한 숙원사업을 해결하는데 노력했다.
1997년 시작된 강화해안도로 건설사업은 그가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다.
이 도로는 관광, 군사 작전, 강화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그는 “예산절감을 위해 국방부 야전공병단을 투입하기로 하고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하루가 멀다 하고 방문해 협의를 벌여 도움을 받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